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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역설’… 휴전 논의중 공습에 가자 200여명 사망

입력 | 2025-01-07 03:00:00

이스라엘, 협상 우위 노리고 맹공
하마스, 인질 앞세워 공습중단 압박
지지부진 협상에 인명피해 커져



AP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3∼5일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이 200명 넘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인질 석방과 공습 중단을 핵심 휴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인명 피해는 커지는 ‘휴전 협상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88명이 숨지고 20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앞서 3일과 4일에도 77명과 5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은 “공습 희생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대원들이 머물고 있던 100여 곳을 공격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가자지구 중북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진행됐다. 양측의 휴전 협상은 3일부터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시작됐지만 양측 간 입장 차이가 커 뚜렷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스라엘 측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감행한 대규모 본토 공격 과정에서 납치된 인질 석방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 중단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하마스 관계자는 5일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 측 요청을 받아들여 휴전 협상 1단계로 인질 34명을 풀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 하마스는 현재 인질 생존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일주일간 송환 전 확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도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부터 중단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로부터 귀환 대상자 명단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사실상 무장 해체시킨 뒤 국제 평화 유지군을 주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도 전해졌다.

가자지구에선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측이 연일 대대적으로 보복 공습을 가하는 형태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미송환 인질 96명 중 62명이 가자지구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인 4만5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