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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의 트럼프 구애 “멜라니아 다큐 제작”

입력 | 2025-01-07 03:00:00

트럼프 1기 땐 서로 공개적 비판
대선뒤 함께 만찬, 100만달러 기부도
“양측 화해 무드에 새 연결점 생겨”
메타-오픈AI-애플 등도 줄줄이 기부



제프 베이조스


빅테크 거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 취임식(현지 시간)에 잇달아 거액을 기부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껄끄러운 관계였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기부한 데 이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배급하기로 했다.

5일 미 CNN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멜라니아 여사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편집권을 전적으로 갖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2월 촬영을 시작했고,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만큼 사생활을 중시해 온 멜라니아 여사가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제작·배급권을 아마존이 따낸 게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베이조스가 트럼프 당선인과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판해 온 사이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다만, 트럼프 당선인과 베이조스 관계는 지난해 미 대선 국면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편집위원회가 당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것을 막는 등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가 만찬을 함께하는 등 확실한 관계 개선에 나섰다. 또 아마존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장면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AP통신은 “화해 무드를 걷고 있는 베이조스와 트럼프 사이에 멜라니아 여사의 다큐멘터리라는 연결점이 하나 더 생겼다”고 평가했다.

베이조스 외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등 트럼프 당선인에게 부정적이던 빅테크 거물들이 줄줄이 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하며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식 행사를 위한 기부금만 1억5000만 달러(약 2200억 원) 이상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