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IRBM 시험 성공”, 극초음속 미사일 가운데 역대 최장거리 작년 4월에 쏜 ‘화성포-16나’형과 동일, 요격 힘든 글라이더형 탄두부 비행거리·속도 늘려 괌 기지 타격력 확보 박차, 軍 “기만 가능성”
6일 평양 일대에서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 /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 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가 발진하는 괌 기지를 핵으로 때릴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거의 완성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한 비행제원은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미사일이 예정된 궤도로 1500km를 비행한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4월 발사한 ‘화성포-16나’ 형의 비행거리(1000km)보다 400km를 더 날아갔다. 그간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가운데 최장 거리를 기록한 것.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6일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쏜 미사일이 약 110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저고도 변칙 기동으로 최종 낙하지점까지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미사일이 1차 정점고도 99.8km, 2차 정점고도 42.5km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2차례 풀업(Pull Up) 기동으로 상승-하강을 반복하는 변칙 비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쏜 극초음속 IRBM은 작년 4월 발사한 ‘화성포-16나’ 형처럼 글라이더형 탄두부를 장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라이더형 탄두부는 원뿔형 탄두부보다 비행궤도를 더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어 요격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더 낮고 빠르게 변칙기동을 하면서 사거리를 연장하는 테스트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발표한 비행거리(1500km)는 평양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약 1420km)에 거의 정확히 닿는 거리다. 오키나와 기지에는 유사시 평양에 20~30분 내 도착해 북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F-22 스텔스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다.
군은 북한의 주장이 과장됐거나 기만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했다.
미사일이 한 차례 정점에 도달했을 뿐 이후 하강과 추가 상승을 통한 2차 정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향후 사거리를 최대한 늘리는 추가 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최소 3000km 이상을 날아가 전략폭격기 발진기지인 괌을 핵타격할수 있는 극초음속 IRBM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제공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