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 무혈성괴사증, 정확한 원인이나 발생 과정 밝혀지지 않아 과다한 음주·스테로이드 사용 등 위험인자…의심 증상도 진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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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고관절 환자 중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증의 발생 빈도라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흔히 허벅지뼈로 알려진 대퇴뼈 상단 부분의 변형과 심한 퇴행성 고관절염을 유발하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20대에서 50대까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넓적다리 뼈의 윗부분은 골반뼈와 함께 엉덩이 관절(고관절)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골반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 뼈의 위쪽 끝부분을 대퇴골두라고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뼈 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괴사라고 해서 뼈가 썩는 것 아니냐는 불안함도 가질 수 있지만 뼈가 국소적으로 죽어있을 뿐 주위로 퍼져가지 않는다.
대퇴골두에 괴사가 발생해도 처음 느끼는 증상은 대부분 고관절 부위의 통증이다. 이는 괴사가 시작될 때 발생하지 않고 괴사가 수개월 진행돼 대퇴골두에 골절이 발생하면 증상이 나타난다. 사타구니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걸을 때 통증이 심해 절뚝거리게 된다.
시간이 경과해 찌그러지는 변형이 발생하면 다리 길이가 짧아지고 양반다리가 어려워진다.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허리보다 허벅지 안쪽 통증 유무와 양반다리시 불편함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확진을 위해선 엑스레이(X-ray) 검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한다. MRI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이다. MRI 검사를 하면 괴사 부위를 둘러싼 경계선을 발견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고관절 내의 관절액 증가, 대퇴골두 함몰 등의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아무 증상이 없는 반대쪽 대퇴골두의 괴사까지 발견할 수 있다.
원인이나 발생 과정도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과다한 음주,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의 사용, 신장질환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그러나 원인적 위험인자가 없음에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퇴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와 같은 외상에 의해서도 생긴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하지센터 유인선 과장은 “ 고관절은 골반뼈와 대퇴골을 잇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로 퇴행성 변화나 외상이 질환의 주요 원인이지만 음주나 혈관 손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선 과장은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관들이 막혀 영양분,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으면 괴사돼 통증을 유발한다.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 복용이 괴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약간의 의심 증상이라도 있으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