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하지만 평단은 물론 시청자 반응은 미묘하다. “시즌1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상당한 가운데, 5일(현지 시간) 미국 골든글로브 TV드라마 작품상 수상도 불발됐다. 시청 시간도 첫 주보단 살짝 주춤한 상황. 3년을 기다렸던 시즌2는 과연 성공한 걸까, 실패한 걸까. 지금 현 시점에 오징어 게임에 대해 가장 궁금한 3가지 질문을 던져 봤다.
ⓛ 시즌2도 시즌1만큼 인기인가
넷플릭스의 이용자 유입에도 크게 기여했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국내 평균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지난해 12월 24일 268만 명이었다. 하지만 시즌 2 공개일에 412만 명으로 확 늘어났다. 지금도 DAU가 300만 명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인기는 넷플릭스의 천문학적인 ‘마켓팅 폭탄’으로 벌어진 착시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팬 456명이 참가한 게임 등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행사가 줄기찼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한국 작품이 할리우드 대작처럼 글로벌 마케팅을 한 건 처음”이라며 “작품성과 별개로 물량 공세가 흥행에 기여한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정확한 마케팅 비용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선 넷플릭스의 또 다른 흥행작 ‘기묘한 이야기’나 ‘브리저튼’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본다. 한 대형콘텐츠 기업 임원은 “시즌2 제작비로 알려진 약 1000억 원의 절반가량인 500억 원은 가뿐히 넘을 것이란 얘기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시즌1 같은 장기집권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시즌2는 이미 7일 미국 1위를 프로레슬링 ‘WWE’에 뺏겼다. 미 포브스는 “시즌 2가 앞으로 몇 주 동안 정상에 머물 것이란 기대는 적어도 미국에선 접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시즌2의 결말이 어정쩡하다보니, 벌써부터 시즌3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건 ‘안녕, 철수’란 17초짜리 예고편뿐. 영상엔 대형 기계인형 ‘영희’ 옆에 ‘철수’도 등장한다. 세트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뭔가 규칙이 바뀐 듯한 게임을 하고 있다. 황 감독도 “시즌3엔 철수도 등장하고 (다른) 게임도 나온다”고 했다.
시즌3는 올 겨울 공개 예정이었지만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미 시즌3 촬영이 끝난 터라, 이르면 여름에 선보일 수도 있다. 특히 시즌2에 실망한 시청자 관심을 붙잡기 위해선 공개시점이 최대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시즌3가 반전을 선사하지 못하면, 오징어 게임의 흥행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③ 에미상 또 받을 수 있을까
오징어 게임이 단순히 한류를 넘어 시대적 아이콘이 된 건 2022년 미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6관왕에 오른 게 결정타였다. 2021년 9월에 공개된 시즌1이 이듬해 9월 에미상까지 휩쓸며 1년 동안 화제성을 몰고 다녔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시즌2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희생’이란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은 선 시즌1보다 낫다는 평도 있다”며 “에미상에서 성과를 거두면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