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KDI는 8일 내놓은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까지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만 썼는데 한층 더 어두워진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KDI가 경기 하방 압력에 대해 본격 언급한 건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2016~2017년 탄핵정국 때보다도 크게 악화했다고 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새 12.3포인트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내려갔는데, 최근의 내림폭이 더 크다. KDI는 “기업심리지수도 과거와 달리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소매판매) 역시 11월 기준 1년 전보다 1.9% 주는 등 내수 역시 좀처럼 살아나질 않고 있다. 이는 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인한 영향이 반영되기 전이라 12월 지표는 이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11월 건설업생산 역시 12.9% 급감했다.
KDI는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