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오토스’서 업계 첫 판매 시작 소비자에 투명한 가격 정보 제공 제조사-딜러는 고정비용 절감 장점 글로벌 동맹전선 넓혀 경쟁력 확보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자동차 판매를 개시한다. 온라인 판매의 이점을 살려 미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기업 경쟁력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아마존 오토스에서 자동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아마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온라인 판매 계획을 밝힌 지 1년여 만이다. 현대차는 현재 아마존 오토스 코너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다.
온라인 판매는 딜러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미국 현지 법규에 맞춰 진행된다. 딜러들이 아마존 오토스에 차량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이를 보고 차량 모델, 트림, 색상, 기능 등을 선택해 구매하는 형태다. 소비자들은 아마존 오토스에서 차량을 선택하고 금융 서비스를 받아 결제한 뒤 원하는 딜러 매장에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판매는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71%를 차지하는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54개 지역에서 이뤄진다.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이점이 존재한다. 구매 과정이 빠르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투명한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미국에서는 흥정이 빈번해 딜러마다 차량 가격이 크게 차이 나는 문제가 있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 오토스 판매를 개시한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딜러가 재고량을 파악하기 쉬워지고 고객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자동차 소매업의 미래를, 자동차 마케팅과 구매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아마존의 협업은 글로벌 동맹 전선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수소차 기술 관련 협업을 발표하며 도요타와 BMW의 동맹에 맞불을 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구글 웨이모와도 로보택시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 같은 현대차의 합종연횡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합종연횡은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