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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골목상권 ‘선결제’로 상생 앞장”

입력 | 2025-01-09 03:00:00

민관 손잡고 ‘착한 결제 캠페인’
물건 값 미리 결제해 재방문 유도
모바일 상품권 지급 등 참여 독려
전통시장 활성화에 130억 원 투입



지난해 12월 19일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안성민 부산시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상인들과 함께 착한 결제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요즘 장사가 너무 안 돼 힘듭니다. 언제쯤 나아질까요.”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좌동에서 만난 A 씨는 “식당만 10년 했는데 코로나 때 빼고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 씨는 “비슷한 장사를 하던 지인 중 두 명이 연말에 가게를 접었다. 나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동구 범일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건설업이 죽어서인지 시중에 돈이 안 돈다. 대책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골목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부산 지역 민관이 손을 잡았다.

먼저 부산시는 가게에서 미리 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해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부산형 착한 결제 캠페인’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단골 가게 등에 미리 결제한 뒤 재방문해 물건을 사는 방식으로 지난해 12월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영도구 남항시장을 찾아 캠페인을 시작했다. 시는 기관별 업무추진비 일부를 설 명절 전까지 미리 결제하고 재방문하는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이달 첫 주자는 최금식 선보공업 회장이 나섰다. 최 회장은 8일 사하구 전통시장을 방문해 착한 결제 릴레이를 이어갔다. 시는 다음 달까지 지역 기업인의 착한 결제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시민 중심의 착한 결제 캠페인도 진행된다. 4월 6일까지 동네 단골 가게 등 자주 이용하는 업소에서 10만 원 이상을 미리 결제한 후 영수증과 인증 사진을 부산시 홈페이지에 올리고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작성하면 된다. 시는 참여자 중 매주 70여 명을 선정해 총 1300만 원 상당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마련된다. 시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공모사업’에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 등 5개 과제가 선정돼 국비 71억 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시비 59억 원을 더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해 시장 고유의 특화 요소를 집중 육성·지원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에 서구 충무동새벽·해안시장, 수영구 망미중앙시장이 선정 돼 2년간 지원받게 됐다. 첫걸음 기반조성 사업에 선정된 수영구 남천해변시장은 결제 편의 개선 등을 통해 문화관광형 시장 등으로 키운다. 시장경영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26곳의 시장 및 상권의 경우 각 상인회가 자율적으로 공동 마케팅, 상인 교육 등 시장 특성에 맞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남구 못골골목시장은 노후 공영주차장 시설을 개보수하고, 신규 주차장 건설 부지 확보가 어려운 부산진구 양정시장과 중구 창선상가, 동구 부산남문시장, 부산진시장, 초량전통시장에는 인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보조금을 지원해 이용객의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동구 초량이음 자율상권과 남구 대학로 자율상권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5년간 최대 50억 원을 투입해 상권 환경을 개선하고 특화 상품·브랜드를 개발해 지역 대표 상권으로 키울 방침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