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짙어진 ‘반도체 겨울’] “경제심리, 박근혜 탄핵때보다 악화 수출 증가세 둔화속 내수도 위축”
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년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정국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경제 심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8일 내놓은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가 경기 하방 압력 확대를 언급한 건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만 진단했는데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한층 더 어두워졌다.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잡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8%조차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KDI는 최근의 정국 불안이 2016∼2017년 탄핵 정국 때보다도 가계와 기업 심리를 더 크게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KDI가 2016∼2017년 탄핵 정국 때와 최근의 탄핵 정국을 추가로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새 12.3포인트 급락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떨어졌다. 올 1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역시 한 달 전보다 각각 5포인트, 8포인트씩 하락했다. 2016∼2017년 탄핵 정국에선 BSI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