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짙어진 ‘반도체 겨울’] 삼성전자 4분기 예상 밑돈 실적 반도체 영업익 1조 감소 하락세… 업계 “상반기까지 D램 고전 계속” 연간 매출은 2년만에 300조 회복… ‘악재 확인’ 안도감에 주가도 올라
● D램 시장 침체 직격탄, 반도체 영업이익 1조 줄어
AI 돌풍을 타고 상승세인 HBM 시장을 놓친 것도 주요 요인이다. 사실상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이익 8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글로벌 D램 3위 기업인 마이크론도 지난해 2월 HBM3E 엔비디아 공급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설계 변경한 HBM3E 12단 제품을 올 상반기, 6세대 HBM4 제품을 올 하반기(7∼12월)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반도체 설계를 맡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 폭도 전 분기 대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및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두 사업부를 합쳐 4분기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 컨센서스와 차이가 크게 벌어진 데는 파운드리, 시스템LSI의 부진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바닥 찍었나’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잠정 300조800억 원으로 2년 만에 300조 원대를 회복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32조7300억 원을 기록했다.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43%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악재를 다 확인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파운드리는 상반기까지 적자 폭을 크게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해 1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바닥과 업황 반전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