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닥친 트럼프 2기]
미국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상원 내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공화당 소속으로 모두 바뀌었다.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한 중진 의원들이, 재무·상무 관련 상임위는 대(對)중국 강경파이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반대하는 강성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7일 미국 의회 등에 따르면 미 정부의 외교정책과 한미관계, 대북 정책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119대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짐 리시 의원(아이다호)이, 군사위원회 위원장엔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이 선출됐다. 두 의원 모두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지난해에는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위커 의원은 지난해 5월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한반도에 미국의 핵 전진 배치 태세를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리시 의원 역시 같은 달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향후 북한의 도발 강도가 높아지면 미 의회에서 한국의 핵무장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보위원장은 톰 코튼 의원(아칸소)이 맡게 됐다. 코튼 의원은 중국의 안보 위협에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파로, 역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대북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공약에 영향을 미칠 재무위는 마이크 크레이포 의원(아이다호)이 이끌게 됐다. 재무위는 연방 예산의 50% 이상을 감독한다. 크레이포 의원은 IRA에 의해 지출되는 보조금이 재정 부담을 키우고, 규정 완화로 중국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위원장에 선출된 뒤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 권리를 행사하고, 좋은 무역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전념하겠다”며 강경한 무역 정책을 예고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