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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담석, 아프지 않은데 수술받아야 할까

입력 | 2025-01-09 10:01:00

- 담낭(쓸개)에 생기는 돌 ‘담석’
- 무(無)증상의 ‘쓸개 제거 수술’은 신중한 접근 필요



ⓒ뉴시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낭담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에는 15만2052명, 2023년에는 19만1363명으로 약 26% 증가했다.

담낭(쓸개)은 간 아래의 작은 주머니로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저장된 담즙은 음식물이 들어오면 담도(담관)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돼 지방 음식 소화, 콜레스테롤 대사, 독성 물질 배출 등의 기능을 한다.

담즙은 콜레스테롤, 담즙엽,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춰 포함돼 있다.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담즙은 결정화가 돼 담낭 내에 돌처럼 딱딱하게 변하는 담석이 된다.

비만, 급격한 체중 감소, 고지방식, 유전 등의 요인은 담석 형성 가능성을 높인다. 간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특정 질병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간담췌외과 마충현 교수는 “지방 함량이 낮고 섬유질이 높은 건강한 식단으로 담석 발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담석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담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담낭 내의 자극과 염증을 일으켜 담낭을 손상한다. 이는 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지만 그 가능성은 드물고 대개 만성 담낭염, 담석 췌장염 또는 담관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마 교수는 “담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암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며 “암은 장기간 담석을 가지고 있는 환자, 용종과 동반된 환자, 도자기 담낭과 같은 상태를 가진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담석은 담낭 내에서 자유롭게 떠다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석 산통으로 알려진 통증은 담석이 담낭이나 담도의 통로를 막아 압력이 상승할 때 발생한다.

평상시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오른쪽 윗배, 오른쪽 어깨, 명치 부위, 등에서 간헐적 또는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팽만감, 소화불량 또는 지나친 포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 교수는 “증상이 한번 발생한 담석증은 빈도가 점차 잦아들고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담석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담낭을 남기고 담석만 제거하는 치료는 권장되지 않는다. 담낭 제거 수술은 향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종 치료법이다. 수술 위험성이 높은 사람이나 일부 특정 성분의 담석을 가진 사람의 경우 약물로 담석을 녹이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마 교수는 “약물치료의 경우 콜레스테롤 결석만 우르소데옥시콜산과 같은 약물로 용해되며 이 과정은 몇 달이 걸리고 약으로 해결되는 비율은 30% 미만”이라며 “치료 기간이나 효과를 판단해 수술 위험도를 잘 따져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 제거는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 그리고 로봇 수술로 진행된다. 복강경 수술은 최소 침습수술로 0.5~1.2cm의 작은 구멍을 3~4개 뚫어 카메라와 복강경 기구를 사용해 시행하는 수술이다. 개복 수술은 갈비뼈 밑 15~20cm 정도 배를 갈라 수술한다. 이전 수술력이 있어 복강 내 유착이 심하거나 천공 등에 의해 염증이 심각하게 발생한 경우 시행한다.

로봇수술은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카메라를 사용해 수술하는 점에서 복강경 수술과 비슷하지만, 시야나 선명도가 크게 향상되고 정밀도가 높아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로봇을 사용한 담낭 제거 수술은 보통 배꼽에 한 개의 구멍을 뚫어 수술할 수 있어 회복도 빠르고 흉터도 최소화된다.

담낭 제거 수술 후에는 담즙을 저장하는 주머니인 담낭이 없기 때문에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담관을 통해 곧바로 소장에 흘러 들어간다. 초기에는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시 소화 장애, 설사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하게 지방이 많은 식사를 피하는 등 단기적으로 식이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보통 2주 내로 해결되며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