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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45% 급증…65세 이상 8명 중 1명 이 질환 앓는다

입력 | 2025-01-09 09:43: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News1


73세 여성 A 씨는 경증의 심부전 증세가 있고, 고지혈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과격한 운동을 하지는 못하고, 걷기를 하는데, 최근 조금 걸으면 숨이 차는 증상이 생겼다.

심장 때문인가 하고 그냥 지나쳤다.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폐 CT도 정상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야간에 심한 기침 발작 증세를 보여 응급실을 찾았고, 결국 천식 진단을 받았다.

나이가 들어 천식이 발생했으나, 신체 활동이 적어 증세가 약하게 나오고, 다른 질병에 가려서 뒤늦게 천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천식은 호흡기 기관지의 만성 알레르기 염증으로 기도가 부어서 기침이 나오고, 숨 쉴 때 쌕 소리가 나며, 심하면 숨이 차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집먼지 진드기, 개나 고양이 알레르기와 관련된 소아 천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후유증 등으로 인한 노인 천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천식 발생 연령 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노인 천식은 인구 고령화 비율이 10%를 넘은 2000년대 후반 늘어나기 시작하여 미세 먼지 대기 오염과 호흡기 감염 증가 등과 맞물려 현재는 65세 이상 고령자 8명 중 한 명(12.7%)이 천식 환자인 것으로 집계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분석에 따르면, 특히 코로나19 감염 사태 이후 50~80세 이후 천식 환자 증가율은 45%에 이른다. 이 중 대다수가 70~80대 환자다. 천식 환자는 코로나 사태 전 140만 명대였다가 코로나 사태 정점인 2021년에는 69만여 명으로 떨어졌고, 이후 재반등해 2023년에는 142만여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고령자들은 숨이 차는 증상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거나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변화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심장 질환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 다른 질환이나 장기 흡연자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천식이 가려지기도 한다.

나이 들어 기침이나 숨찬 증상이 생겼다면, 단순히 감기가 들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천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밤에 기침이 더 심하게 나거나, 찬바람을 쐬면 가슴이 조이는 경우, 감기 증세가 한 달 넘게 가거나, 남보다 호흡 소리가 거칠고, 쌕쌕 소리가 날 때는 천식 발생을 의심하고 종합병원 알레르기내과나 호흡기내과를 찾는 게 좋다.

장안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호흡기알레르기학회 이사장)는 “천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폐 기능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데, 대개 동네 의원에서 이 검사를 하지 않기에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증세가 악화되어 병원에 와서 천식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폐 기능은 한번 손상되면 복구가 어렵지만, 최근 효과 좋은 흡입형 스테로이드나 생물학적 제제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천식 치료를 받으면 폐 기능을 보존하며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