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9일 “충남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지 41년 만이다. 마곡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등재된 사찰 중 하나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마곡사 오층석탑은 탑 위에 탑을 쌓은 독특한 양식으로 유명하다. 5층짜리 석탑 최상단에 1.8m 길이의 금동보탑이 올려져 있는 형태다. 금동보탑은 ‘풍마동(風磨銅)’이라고 불리는데, 바람에 닳았을 때 더욱 빛난다는 뜻이다.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라마식 불탑 양식을 재현하고 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상륜부의 금동보탑
마곡사 오층석탑이 가진 학술·예술적 가치도 국보로 지정된 배경으로 꼽힌다. 석탑의 맨 아래 지대석(址臺石)에는 게의 눈 같은 형상의 곡선 모양을 일컫는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이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석탑 중에는 처음 발견된 사례다. 또 2중으로 조성된 석탑 기단 역시 고려시대 성행했던 백제계 양식으로 가치가 크다.
이 석탑이 언제 조성됐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다만 고려 후기 충청과 호남 지역에서 성행했던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이고 있는 데다, 2층 탑신에 조각된 사방불의 머리 위 장식이 고려 후기 불상에서만 등장한다는 점 등을 미뤄 14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