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가 기준을 밑도는 직원이 있다. 마감 기한을 자주 놓치거나 고객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팀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이럴 때 그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도울 수 있다. 성과 개선 계획(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을 통해서다.
PIP는 직무 목표 달성의 실패나 행동 문제 등 성과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적인 방법이다. 현재의 문제를 명확히 진단하고 언제까지 어떤 성과와 행동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성과가 부족한 직원에게 해고나 경고가 아니라 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하고 건설적인 접근 방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직원은 물론이고 일부 리더와 인사관리(HR) 전문가들은 PIP를 적대적이고 처벌적인 수단으로 여긴다. 많은 이들이 성과 개선 계획이 결국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직원에게 어려운 과제를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PIP를 시행하기 전에는 성과 관리의 기본 단계를 충분히 거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명확한 성과 목표 설정, 직무기술 개발 지원, 건설적인 피드백 제공, 목표 미달에 대한 논의 등이 포함된다. 사실 정기적인 관리와 지원만으로도 직원의 성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충분할 수 있다. 이런 단계를 건너뛴 채 PIP를 도입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직원의 통제 밖에 있는 요인 때문에 성과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기대치가 명확하지 않았거나, 업무량이 과도했거나, 교육이나 자원이 부족했다면 저조한 성과를 직원의 문제로만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럴 때는 환경적 요인을 해결한 후 PIP를 고려해야 한다. 건강 문제나 개인 사정과 같은 특별한 상황 역시 검토 대상이다. 이 경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거나 팀과 조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게 더 적합할 수 있다.
PIP를 통해 직원의 성공을 진심으로 지원하려 노력했다면 결과와 관계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직 내 공정성과 신뢰를 강화하고, 직원의 책임감을 고취한다. 조직이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명확히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더 나은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PIP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다음의 원칙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PIP는 단순한 계획이 아니다. 직원과 관리자가 함께 성공을 도모하는 협력적인 노력이다. 계획은 직원 개개인의 상황과 성과 저하의 원인을 반영해 구체적으로 작성돼야 한다. 예를 들어 기술은 충분하지만 동기 부족이 문제인 직원과, 의지는 강하지만 기술이 부족한 직원에게는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넷째, PIP는 직원이 단기간에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기간은 1∼3개월 정도로 설정하고 가시적인 진전이 확인되면 PIP를 종료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6개월 또는 12개월간 후속 관리 기간을 추가해 개선이 지속되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PIP 과정 전반에서 HR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게 좋다. 직원에게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고, 객관적인 제3자의 시각으로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직원 입장에서도 HR은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상대가 된다.
※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성과 개선 계획이 해고 신호가 되지 않으려면’을 요약한 것입니다.
리안 데이비 ‘좋은 싸움(The Good Fight)’ 저자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