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9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리 디론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신용평가사들과 연달아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요청했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정치 불안이 확대된 가운데 국고채 발행 증가 등으로 국가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대외 신인도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신평사들은 정국 혼란 장기화 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차 경고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최 권한대행은 킴엥 탄 S&P 국가신용등급 아시아태평양 총괄, 마리 디론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제임스 롱스돈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각각 면담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13일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신분으로 이들 신용평가사 고위급 인사와 면담을 가진 데 이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벌써 두 번째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 3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면 외국인 투자나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권한대행은 한국의 국가 시스템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신용등급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S&P가 발표한 국가신용등급이 AA―에서 B+로 10계단이나 급락했다. 신용등급은 18년이 지난 2015년에야 외환위기 이전 수준(AA―)으로 회복됐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가 들어선 뒤 예상보다 더 다양한 이슈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없어지고 경제가 안정화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