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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전체 사망자(35만 2511명)의 24.2%(8만 5271명)가 암으로 숨졌다. 대장암 사망자(9348명)는 폐암(1만 8646명), 간암(1만 136명)에 이어 3위다.
전 세계적으로 50세 미만 젊은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79%가 늘었다.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하다. 2008~2011년 기준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칼슘 300㎎을 함유한 우유 한 잔(약 300㎖)을 매일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17%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6년 동안 여성 50만 명 이상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우유 외에 칼슘이 풍부한 짙은 녹색잎 채소(시금치·브로콜리·케일 등) 두유와 같은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도 같은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로 알코올, 가공육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반대 효과가 있어 대장암 위험을 키운다는 증거도 여럿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50대 이상 여성 건강 자료 분석 연구인 ‘백만 여성 건강 연구’(Million Women Study)에 참여한 54만2778명의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97가지 식이 요인이 대장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제1 저자인 옥스퍼드대학의 케렌 파피에 박사는 “이 연구는 대장암 발병에 있어 유제품이 주로 칼슘 덕분에 잠재적인 보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우유 자체가 아닌 그 속에 포함된 칼슘이 암 위험을 줄여준다는 설명이다.
아침 시리얼, 과일, 통곡물, 탄수화물, 식이섬유, 비타민 C도 대장암 위험을 낮추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알코올과 함께 가공육(베이컨·소시지·햄), 붉은 고기(소·돼지고기)가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순수 알코올 20그램에 해당하는 술, 하루에 와인 한잔(12% 와인 200㎖), 맥주 500㎖ 한 캔(5% 기준), 소주 3잔(17% 기준)을 매일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15% 증가한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하루에 약 28그램을 추가 섭취할 때마다 그 위험이 8% 증가했다.
그렇다면 칼슘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걸까.
연구에 따르면 칼슘은 대장의 담즙산 및 유리 지방산과 결합하여 잠재적인 발암 효과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은 뭘까.
시금치 밭.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제품 중에는 우유, 요거트, 치즈 등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락토 프리’ 우유에도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콩과 쌀 음료, 흰 빵, 견과류, 씨앗류, 말린 무화과 같은 과일, 케일과 같은 녹색잎 채소,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도 칼슘이 풍부한 식품에 속한다. 다만 칼슘 보충제가 같은 보호효과를 낼 수 있는 지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남성과 젊은 층에서도 칼슘의 보호효과가 적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칼슘이나 다른 식품이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유발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재까지 이뤄진 식단과 대장암에 관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며 자신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연구자금을 지원한 영국 암 연구소의 소피아 로우스 박사는 적정 체중 유지와 금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면서 알코올과 붉은 육류,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