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 구자철이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올림픽 시상식에서 메달을 목에 건 채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구자철(36·제주)은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자철은 23세 이하 대표팀의 주장으로 출전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구자철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2-0·한국 승)에서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11분 쐐기골을 넣었다. 그는 “A대표팀 소속으로 2011년에 치른 한일전(친선 경기)에 서 0-3으로 져 굉장히 부끄러웠다. 올림픽 한일전에서도 지면 축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프로축구 K리그 제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구자철은 4년 뒤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에서 뛰었다. 이후 카타르 리그 알 가라파와 알코르를 거쳐 2022년 친정팀 제주로 돌아와 세 시즌을 뛰었다. 구자철의 K리그 정규시즌 통산 기록은 8골 19도움(95경기)이다. 구자철은 “발목과 무릎 등에 통증이 생겼을 때 회복 속도가 예전보다 느려져서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제주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구자철(오른쪽)이 14일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제주 구단으로부터 ‘유스 어드바이저’라고 적힌 대형 명함을 받고 있다. 뉴스1.
구자철은 제주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유럽에서 뛴 경험을 토대로 구단의 유소년 훈련 프로그램과 관련한 조언을 할 예정이다. 구자철은 “좋은 선수를 발굴해 그 선수들이 1군 경기에 잘 정착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