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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소수 억만장자가 권력 휘둘러” 고별연설서 머스크 때렸다

입력 | 2025-01-16 16:32:00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별사를 하고 있다. 2025.01.16.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닷새 앞두고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고별 연설에서 “오늘날 미국에서 소수 억만장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과두제(oligarchy)가 고개 들고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도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거부들이 정치 권력까지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19분 간 진행된 연설에서 ‘빅테크 과두제’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50여 년의 정치 이력 막바지의 연설에서 자신의 치적을 세우기보다는 권력과 자본과 결합에 대한 경고음을 높인 것.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등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지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머스크를 포함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후보자 등 기업인 출신이 유독 많다. 이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트럼프 당선인 측에 거액을 기부한 후 입각했다. 이들의 사업과 정부 직책 간 이해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소수의 초부유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매우 위험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의 권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위험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61년 퇴임하면서 정부와 방산기업의 유착을 뜻하는 ‘군산복합체’의 위협을 경고한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60여 년이 흐른 현재 ‘기술산업복합체(tech-industrial complex)’의 부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과 빅테크의 밀착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