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몸과 정신이 더 건강해진 올해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 ‘뱀띠’ 조우영(24)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우영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훈련받은 뒤 이달 16일 퇴소했다. 조우영은 “새해 첫날과 주말에 휴대전화를 잠시 돌려받았을 때는 골프 소식을 열심히 찾아봤다”며 “(훈련소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법을 배운 만큼 성실하게 새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뱀띠 골퍼 조우영은 2025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PGA 제공.
조우영에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장유빈(23)이 지난해 7월 군산CC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먼저 신고한 것도 자극이 됐다. 당시 장유빈은 202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던 군산CC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조우영은 “가장 친한 동생이자, 가장 좋은 라이벌인 유빈이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론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우영은 조급함을 버리고 마음가짐을 바꾸면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언젠가 최고가 될 수 있지만, 아직 최고는 아니란 생각으로 겸손하게 대회에 나서다 보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조우영은 지난해 10월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꿈에 그리던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KPGA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우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지난해 KPGA투어 대상 등 5관왕을 휩쓴 장유빈은 올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지원을 받는 LIV골프에서 뛴다. 조우영은 “유빈이가 LIV골프로 이적한 뒤 내게 전화를 했다. 유빈이가 ‘형과 같은 투어에서 경쟁하지 못하게 돼 아쉽고, 형도 여기로(LIV골프) 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우영은 장유빈과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게 꿈이다. 존경하는 임성재(27), 김시우(30) 선배와 같은 투어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21일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조우영은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된 벙커 세이브율(55.95%·99위)과 파 세이브율(84.83%·33위) 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는 KPGA투어에서 다승왕을 해보고 싶다. 또한 꾸준한 플레이를 펼쳐 최저타수상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