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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반격 中 “싸울 준비는 되어 있지만, 협상 용의도 있다”

입력 | 2025-02-05 10:50:00

전문가 “中 대응, 대립보다는 협상을 우선시” 분석
中, 수입의 1%와 3% 불과한 석탄과 석유 ‘절제된 보복 선택’
“중국은 미국보다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 버틸 역량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01.05. 【오사카(일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4일 발효)에 서명하면서도 ‘24시간 내로 중국과 통화한다’고 했지만 무산되자 예정대로 시행됐다.

중국도 즉각 품목별로 10일부터 10∽15%의 관세를 부과하고,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캘빈 클라인을 소유한 미국의 의류 회사 PVH와 생명공학 회사 일루미나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의 보복 조치는 긴장 고조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는 25% 관세부과를 발표했다가 발효를 하루 앞둔 3일 ‘30일 유예’를 발표한 것과 달리 중국에는 예정대로 강행됐다.

‘24시간 내 통화’ 등으로 내비쳤던 최종 막후 협상에서 의견 접근이 안 된 것을 보여준다.

홍콩시립대 법학대학원의 줄리앙 샤이스 국제경제법 교수는 중국의 조치는 협상을 위한 ‘암묵적인 초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조치는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보복 능력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액화천연가스 원유, 특정 자동차 등 주요 미국 수출 품목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미국 방위 산업과 첨단기술 생산을 타격하려는 또 다른 조치로 텅스텐, 몰리브덴, 인듐 등 핵심광물 수출도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

중국은 이들 광물 중 몇몇의 생산 및 정제를 독점하고 있으며 광물의 용도는 태양광 패널과 철갑탄 생산부터 원자력 연구까지 다양하다.

샤이스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공급망에 대한 제한이나 금융시장 개입과 같은 보다 체계적인 경제적 대응 조치를 피하기 위해 보복 조치를 결정했다”며 “대립보다는 협상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대응은 외교 채널을 열어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다웨이 소장은 “중국의 움직임은 계량적이고 절제적”이라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가 중국의 총 수입에서 각각 1%와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와 달리 중국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보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주펑 교수는 “캐나다 멕시코와 중국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안보와 전략적 문제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10% 관세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당시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워싱턴 소재 DGA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파트너이자 중국내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전 회장인 요르그 부트케는 “트럼프는 선거 기간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듯 중국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대 현대 중국과 세계센터의 브라이언 웡 연구원은 “미국보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하지 않고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은 관세 인상의 여파를 견뎌낼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여유가 더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