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 초거대AI추진협의회가 6일 개최한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 진단 민관 간담회에 참석한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오픈AI나 딥시크급으로 AI 기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추격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산하에 특수 임무 조직을 두고 제도에 묶이지 않고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딥시크에 이어 ‘큐원 2.5-맥스’ 모델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표한 중국 알리바바의 개발팀과 1년 6개월 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들과 기술적으로 대등하게 느꼈지만 앞으로는 잘 모르겠다”며 중국 AI굴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딥시크의 추론 모델 ‘R-1’과 비슷한 모델을 준비 중인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딥시크 R-1이나 오픈AI의 o1처럼 사고 사슬(CoT) 기능을 통해 정확성 높은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벤치마크 결과에서 R1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3 미니와 같은 수준을 만들려면 엔비디아 H200 2000장가량, 금액으로는 10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조 단위 투자를 하면서 여러 곳에 나눠먹기식으로 하기보단 우선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AI업계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의 시행령에 미중 AI 패권경쟁 격화와 트럼프 정부 들어 달라진 미국 AI 규제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AI에 대한 안전 규제 폐기를 명령하면서 우리나라만 강한 규제를 통해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 생성형AI 기업 관계자는 “AI기본법 제정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미국 AI안전규제 등 기준이 크게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 역시 규제 강도와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며 “트럼프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기업들만 역차별을 당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