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아이자와 지하루 그리그의 서정소곡집 전곡 앨범 발매
루비뮤직 제공
“그리그의 음악에는 노르웨이의 풍경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멜랑콜리가 있어, 우리 북쪽 사람들의 마음을 매혹시킨다.”(표트르 차이콥스키)
피아니스트 아이자와 지하루가 노르웨이 작곡 거장 에드바르 그리그의 피아노 소품집인 서정소곡집 전곡(66곡) 앨범(사진)을 최근 발매했다. 서정소곡집은 그리그가 21세 때부터 58세 때까지 37년 동안 쓴 피아노곡을 모은 작품집이며 ‘그리그 내면의 일기장’으로 불린다.
아이자와는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슬로바키아 음악축제에서 만나 사랑을 꽃피운 뒤 러시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 문하에서 함께 수학했다. 2001년 이탈리아 발티도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박종훈과 결혼한 뒤엔 한국과 유럽을 무대로 각자 활동하는 한편 부부 피아니스트 ‘듀오 비비드’로 공연과 음반 활동을 이어 왔다. 새 앨범은 유튜브와 애플뮤직을 비롯한 대부분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66곡 전부를 담은 앨범은 적어서 저는 전곡을 녹음해 보기로 했습니다.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지만 도전적인 일이기도 했죠.”
그는 전곡 녹음 작업이 “어렵지 않지만 어려웠다”고도 했다.
“대부분의 작품이 짧고 기술적으로 높은 난도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품들의 핵심인 정신적 풍경과 민속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일이 늘 쉽지는 않았습니다.”
66곡 중 ‘트롤하우겐의 결혼식’은 노르웨이 풍경을 소개하는 여행 동영상 등에 단골로 삽입되는 친숙한 곡이다. ‘난쟁이 요정들의 춤’은 디즈니 초기 애니메이션 ‘실리 심포니’에 쓰이는 등 널리 알려졌다. 아이자와는 개인적으로 ‘멜로디 작품 47-3’을 좋아한다고 했다.
66곡 중 마지막 곡인 작품 71-7에서는 첫 곡인 작품 12-1 ‘아리에타’에 들어있는 멜로디가 회상된다. “앨범을 죽 들으며 마지막 곡에서 첫 곡에 나온 멜로디를 느끼게 되면 마음속에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는 “친구인 첼리스트 레오나르도 사페레가 트롤하우겐에 있는 그리그의 집에서 창문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면서 그의 음악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연주를 통해 느껴본 그곳에 곧 가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