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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쫓는 포크 vs 버티는 스푼…美공무원 퇴직 ‘이모티콘 대결’

입력 | 2025-02-07 14:22:00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에서 때 아닌 ‘포크’ 대 ‘숟가락’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미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나선 정부효율부(DOGE)의 방침에 따라 지난달 28일 미 인사관리국(OPM)이 직원들에게 ‘길 위의 포크(a fork in the road)’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희망퇴직을 압박하면서다.

‘결정적 기로’를 뜻하는 이 표현은 앞서 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들에게 “고강도 업무를 하기 싫으면 떠나라”며 보낸 이메일의 제목이기도 하다.

숟가락 이모티콘.

공무원들은 이에 맞서 ‘포크’ 대신 ‘숟가락’ 모양의 이모티콘을 사용해 DOGE의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5일 보도했다. 이날 머스크 CEO 측 인사가 퇴직 신청과 관련해 개최한 화상회의에서는 참석한 공무원들이 채팅창에 숟가락 이모티콘을 쏟아냈고, 일부 직원들은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에서도 자신의 프로필 상태에 이모티콘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도 DOGE의 속도전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OPM은 공무원들에 퇴직신청 기한을 6일로 제시했고, 연방 공무원노조는 반발하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법원은 6일 퇴직 시행과 신청 기한을 10일까지 일시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10일인 퇴직 신청 자체를 완전히 중단시켜야 할지를 심리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외원조를 전담하는 국제개발처(USAID) 직원을 현재 1만여 명에서 294명으로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USAID 직원들은 “의회의 승인 없는 불법적인 조직 해체”라고 반발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