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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 격려한 박지원 “노력해 따낸 金…축하받아야”

입력 | 2025-02-08 17:27:00

한국서 임효준으로 뛰다 중국으로 귀화
500m 레이스 마친 뒤 서로 손 맞잡아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 경기를 마친 후 박지원과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인사하고 있다. 2025.2.8/뉴스1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한국 출신의 중국 귀화선수 린샤오쥔(임효준)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금메달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그에 맞는 충분한 축하를 해줬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첫날 혼성 계주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자 500m 결선에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린샤오쥔에게 추월을 허용,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중국 귀화 후 첫 종합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린샤오쥔은 감정이 요동친 듯 오열했다. 이어 오성홍기를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박지원은 린샤오쥔이 관중 인사를 다 마치길 기다렸다가, 뒤에서 가볍게 등을 두드려준 뒤 악수를 청했다.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은메달 박지원과 동메달 장성우가 금메달을 딴 린샤오쥔을 축하해주고 있다. 2025.2.8/뉴스1 

한국 선수들과 린샤오쥔은 묘한 관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린샤오쥔은 오랜 시간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2019년 대표팀 동료와의 ‘성추행 논란’에 휘말려, 귀화를 결정했다. 법정 다툼 끝 한참 뒤에야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를 다시 달 수는 없었다.

한때 힘을 합치던 동료였던 린샤오쥔과 박지원은 이제는 서로 다른 나라를 대표해 경쟁하는 사이가 됐는데, 그래도 승부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뒤엔 보기 좋게 손을 맞잡았다.

박지원은 “운동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결과”라면서 “그런 결과를 이룬 선수에게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게 맞다. 그래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린샤오쥔과 나눈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지원은 린샤오쥔과의 경기를 앞뒀던 지난 7일에는 “서로가 최선을 다하는 게 서로를 향한 존중이자 진짜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바 있다.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박지원과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역주하고 있다. 2025.2.8/뉴스1 

한편 박지원은 이날 도전한 3개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우선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해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혼자 만든 게 아니라 한국 쇼트트랙이 함께 만든 결과”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오늘 모든 금메달(3개)을 다 따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금메달이 처음부터 내 것은 아니었으니 아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박지원은 9일 남자 1000m와 남자 계주 5000m에서 추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하얼빈=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