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봉 감독은 “처음부터 미키 역에 패틴슨이 떠올랐다”며 “멍청하고 불쌍한 17번째 미키, 기괴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18번째 미키를 모두 소화해야 해 사실상 1인 2역”이라고 했다. 뉴스1
영화 ‘미키17’ 개봉을 앞두고 홍보 중인 봉준호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에 어떤 SF 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제가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1979년~1980년이다. 영화 ‘서울의 봄’이 나오던 그 시기인데 그때 기억이 아련하게 있다”며 “그 후로 사십몇 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제 생애에 그걸 다시 한번 맞닥뜨릴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되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계엄령 소식을 친구들의 문자로 접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현실감이 잘 안 나더라. 그냥 뉴스 화면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미국 가상의 내전을 다룬) ‘시빌 워’라는 미국 영화도 개봉했다고 하는데 너무나 당혹스러운 순간이다”고 했다.
신작 개봉을 앞두고 긴장이 되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이번이 여덟 번째 영화인데 매번 긴장되고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오랜만에 제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상황이 되니 익숙함도 느낀다”고 답했다.
창작할 때 어떤 것에 영향을 많이 받냐는 물음에 그는 “제 성격이 산만해 온전히 상황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창작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곁가지로 빠졌을 때 이상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스에서도 영감을 받냐’고 진행자가 묻자 봉 감독은 그렇다고 답하며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기생충’처럼 영화에 아예 뉴스 장면을 넣는 것도 좋아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