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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이송부터 고난도 수술까지… 제주한라병원, 거점병원 역할

입력 | 2025-03-13 03:00:00

권역외상센터-응급의료센터 등 마련
3개월간 중증 환자 608명 완치 성과
예방 가능 사망률 5년간 전국 최저
정부, 종합병원 육성 위한 지원 추진



6일 제주 제주한라병원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의 포괄 2차병원 관련 간담회에서 이 병원 조광리 심장혈관센터장이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지난해 11월 80대 파킨슨병 환자가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들어왔어요. 서울의 대학병원도 수술을 권하지 않았던 환자입니다. 우리 병원에서 수술했고 환자는 12일 만에 무사히 퇴원했죠.”

6일 조광리 제주한라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이 병원의 수술 사례를 이같이 소개했다. 제주한라병원은 622병상 규모의 종합병원(2차 의료기관)이다. 2007년 개심술(심장을 여는 수술)을 처음 실시한 뒤 18년간 874건의 심혈관 수술을 진행했다. 급성 대동맥 증후군, 복부 대동맥류 파열 등 고난도 수술도 상당수 있었다.

정부는 현재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을 육성해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주한라병원은 지역 환자를 끝까지 치료하는 우수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빠르면 이달 의료개혁 2차 실행 방안에 ‘포괄 2차병원’ 도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포괄 2차병원은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기능을 모두 갖추고, 급성기부터 복합, 만성기까지 환자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역 종합병원을 뜻한다.

제주한라병원은 중증환자와 응급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항공의료센터를 두고 환자 이송부터 치료까지 모두 책임진다. 이날 찾은 권역외상센터는 응급 상황에 특화돼 있었다. 감염병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응급 수술도 할 수 있다. 혈관 조영실은 검진 중 혈관 시술도 할 수 있게 하이브리드센터로 마련됐다.

손상 중증도 점수(ISS)가 15점 이상인 중증외상환자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5년째 한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외상 환자가 적절한 시간에 치료를 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긍정적인 의미다. 2021년 기준 전국 평균인 13.9%, 광주·전라·제주 지역 평균인 21.3%보다 확연하게 낮다. 지난해 3∼6월 1, 2등급 중증외상환자 608명을 완치할 때까지 치료했다.

권역외상센터에는 외상외과 7명과 외상심혈관흉부외과 3명 등 전담 전문의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수도권 2개 센터에 이어 전문의가 많다. 지난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 22명을 영입했다. 권오상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중증 응급 외상 환자 1명에게 전문의만 6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 종합병원을 육성하기 위해 24시간 진료 지원, 기능 및 성과 중심 보상체계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포괄 2차병원 기준에 해당하는 병원이 없는 지역에도 예비 지정 등을 통해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