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은 2011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 제1병원에 생체 간 이식을 전수해 지난달 22일 305번째 생체 간 이식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간경화를 앓던 어머니 엥흐멘드 씨(41)에게 아들 갈바드라흐 씨(25)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 수술은 몽골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간 절제술이다. 복강경 수술은 기증자의 배에 지름 1cm 이하 구멍을 뚫은 뒤 간을 절제해 빼내는 고난도 수술이다. 이 수술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정동환, 강우형 교수가 참여했다.
약 2년의 의료진 연수 끝에 2011년 9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현지에서 몽골 최초로 생체 간 이식에 성공했다. 2015년엔 몽골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15년간 몽골 의료진 192명이 한국에서 연수를 받았고,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진 214명을 보내 수술법을 전수하고 협진 수술을 진행했다.
생체 간 이식 전수는 서울아산병원이 2009년부터 시작한 개발도상국의 의료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아산 인 아시아(Asan-in-Asia)’ 프로젝트 일환이다. ‘아산 인 아시아’는 한국이 미국의 교육·의료 원조 프로그램인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1950년대 근대 의료의 기틀을 마련했던 사례를 참고했다. 몽골 생체 간 이식 전수에 드는 비용도 모두 서울아산병원이 지원했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이끈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몽골 정부와 협약 당시엔 마땅한 간이식 기술과 장비가 없어 해외 원정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며 “300명 이상이 간 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정동환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도 “기증자 복강경 간 절제술 등 새로운 의료 기술이 현지에 잘 정착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