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론]정보화 두가지 전략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53분


金泳三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보통신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 표했다. 세계각국이 정보화를 위해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적절한 선 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보화의 비전과 포괄적인 사업만 제시되어 있지 이를 어 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한 느낌이다. ▼ 「SW 단지」 조성 먼저 ▼ 정보화의 핵심은 소프트웨어(SW)고 이번 발표의 성패도 SW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 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전략도 SW산업 육성과 인력양성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고 생각한다. 그런데 SW를 수단으로만 다루었지 이를 목표로 삼고 세계적인 SW국가 가 되기 위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후진국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때는 모방에서 출발하는 것이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SW는 눈에 보이지 않아 이런 전략이 맞지 않는다. 일본이 거의 모든 분야에 서 미국을 추월했으면서도 SW만은 미국이 세계시장의 75%를 장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SW 도약을 위해서는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안의 첫번째는 외국 SW회사를 국내에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는 인도의 「SW 수출 자유지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도에서는 80년대에 SW 단 지를 만들고 많은 특혜를 주어 외국인 회사를 유치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초기에 만들었던 수출자유지역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렇게 외국회사를 유치하여 그 밑에서 인도인들이 일하고 인도회사들이 하청을 맡았다. 이런식으로 노하우를 배워서 현재 인도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SW 수출국 중에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현재 거론하 는 멀티미디어 단지를 이런 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두번째의 방안은 우리인력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많이 보내자는 안이다. 오늘날 미국의 힘은 SW에서 나오고 이 SW는 실리콘밸리에서 나온다고 말할 수 있다. 거기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세계첨단이고 그들이 만드는 것이 세계시장을 지배한 다.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차원에서 그곳에 산 학연 협력센터를 세워 교두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한국기업에 연구실을 임대해주 고 창업을 지원해주고 연구활동을 지원하며, 우리 대학생들이 그곳에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는 것이다. ▼ 우수인력 해외 파견을 ▼ 실리콘밸리는 세계각지에서 우수인력이 모여들지만 또 그곳만큼 새로운 인력을 원 하는 곳도 드물다. 필자는 시범적으로 작년부터 그 지역에 학생들을 파견하여 현장 실습을 시키고 있으며 이번에는 반도체장비 제조회사와 SW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필자는 어떤 것을 만들어야 세계 첨단제품이 되는지 알지 못해도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만들 수는 있고 그들은 값싸게 만드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협력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서 느낀 것은 이런 사례는 체계적으로 추진하면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제 설계된대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들 첨단 SW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단계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며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효 과적이다. 그들을 우리나라에 많이 불러오고 또 우리 인력을 내보내 함께 일할 기회 를 갖도록 하는 것이 도약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李 光 炯 <한국과학기술원교수·전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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