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자신과의 싸움」에 진 조계현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9시 10분


「광주〓張桓壽기자」 현대가 0대1로 뒤진 가운데 4회초 2사 1,3루에서 5번 김경기 타석. 해태 김응룡감독은 선발 조계현이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뒤 던진 3개의 공이 임채섭주심으로부터 잇따라 볼 판정을 받자 허리춤에 양손을 찔러넣은 특유의 걸음 걸이로 덕아웃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유남호코치가 앞질러 가 주심에게 어필을 하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 김 감독은 이때 배트 박스에서 방망이를 반쯤 뽑았다 놓으면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 다행히 김경기가 내야땅볼로 물러나 공격은 종료됐지만 김감독은 공수교대가 되는 틈을 이용, 주심을 한바탕 몰아붙였다. 여기서 그가 임채섭주심에게 쏟아부은 폭언과 덕아웃으로 되돌아온 뒤 주위 기물 에 가한 발길과 주먹질에 대해선 생략하기로 하자. 김감독은 큰 경기가 있을 때면 선수단의 분위기를 돋운다는 차원에서 다소 과격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날 임채섭주심은 1백㎏의 거구인 김감독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지 경 고나 퇴장의 어떤 제재조치도 내리지 못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해태는 이날 손해 만 봤다. 조계현은 곧이은 5회초 비록 실점은 안했지만 김상국 박진만에게 연속안타 를 맞았고 김인호에겐 사구를 내줘 만루위기를 자초했다. 이날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져 유리하게 볼 카운트를 이끌어가던 조계현으로선 4회초 상황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 이후부터는 타자를 유인하는 공을 던지기보다는 정면승부를 계속하다가 좋지 않은 결과만 냈던 셈. 결국 조계현은 6회에도 원스트라이크 노볼에서 몸쪽 높은 직구를 던져 이숭용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얻어맞았고 8회에는 김정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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