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끼치는 사회적 해악(害惡)은 긴 설명이 필요없다. 음주운전자 자신은
물론 죄없는 남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핸들을 잡는 자체가 「살인예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법원이 최근 음
주운전자에 대한 하급법원의 관대한 판결을 뒤엎고 엄격한 판결을 내리는 추세는 공
감이 가는 변화다.
대법원은 면허취소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0%를 살짝 넘은 0.11%로 나타난 어느
대학교수의 음전운전에 대해 면허를 취소한 경찰의 처분이 지나치다는 고법판결을
일축, 이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사고를 내지는 않았으나 누구보다 법규를 성
실히 지켜야 할 사회지도층이라는 이유였다. 대법원의 이런 판결추세는 운전자, 특
히 사회지도층에 대한 경종인 동시에 경찰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단속강화에 힘을 실
어주는 의미가 있다.
음주운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3년 4백55명, 94년 5백65명, 95년 6백90명으로 급
증 추세다. 95년의 부상자는 무려 2만6천여명에 달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왜 억
울하게 희생돼야 하는가. 피해자의 가족들이 당할 슬픔과 불행을 생각하면 음주운전
은 더욱 엄청난 죄를 짓는 것이다. 상습 음주운전자들은 자기는 사고를 안낼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이것은 아주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음주운전을 하면 주의
력이 흐트러지고 운동신경이 떨어져 누구도 무사고를 자신할 수 없다.
경찰에 적발되는 단순 음주운전자도 올들어 급증, 지난 8월까지 전국에서 12만3천
여명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나 늘어났다. 강력한 단속을 하지않고는 안
될 상황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알코올농도측정을 거부하는 상습적인 운전자부터 의
식을 바꿔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