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星姬기자」 중남미 국가 에콰도르의 대통령 압달라 부카람(44)의 기행은 에콰도르는 물론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8월 실시된 선거에서 66%의 지지율로 당선된 부카람은 어릿광대와 같은 온갖 기행과 저질스러운 용어 사용으로 야당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으나 에콰도르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빈민을 위한 개혁정책으로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타임지 최신호가 보도했다.
부카람은 우선 대통령취임식에 빈민들을 초청하고 대통령관저 입주를 거부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가 관저 입주를 거부한 이유는 축구를 할 공간이 없다는 것.
사실 그의 이력을 보면 이런 황당한 이유가 납득할만하다. 부카람은 1972년 뮌헨올림픽에 참여했던 축구선수 출신으로 지금도 1백m 허들 국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었던 매형이 비행기사고로 죽자 그의 이름을 딴 중도좌익계 롤도시스트당을 창당, 84년 에콰도르의 제2도시 과야킬의 시장에 당선됨으로써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86년과 88년 두차례에 걸쳐 횡령과 군부비판 혐의 때문에 파나마로 망명했다가 사면을 받고 돌아온 뒤 88년부터 세번째 대통령에 도전한 끝에 당선됐다.
선거유세중에는 여성 부통령후보인 로살리아 아르테아가를 청중들에게 소개하면서 『이 예쁜 다리를 보라』고 한 뒤 아르테아가에게 치마를 걷어올리게 했으며 당시 대통령이자 정적인 로드리고 보르자에게는 『당나귀』라고 말했다가 『당나귀를 모독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이 된뒤 우유와 수돗물에 정부보조금을 지급하고 20만가구의 영세민주택 건설에 착수하는 등 개혁정책에는 추호의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은 자신의 기행에 걸맞은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란 제목의 신곡을 담은 CD를 발매하고 현란한 율동의 백댄서그룹과 무료콘서트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