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직업이라는 통념을 깨고 여성 비행조종사의 꿈을 실현한 申修珍씨(28).
25일 제주 대한항공 비행훈련원을 수료한 申씨는 내년 3월경 여객기 부기장으로 조종간을 잡는다. 국내 민항사상 최초의 여성조종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여성으로서 처음이라는 입장때문에 마음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비행실력을 다져 능력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는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3년시절인 지난 88년 대한항공의 조종사훈련원생 모집공고를 보고 조종사가 되겠다는 꿈을 지니기 시작했다.
그당시 조종사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무작정 항공대에 가보기도 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항공과 관련된 서적을 뒤적였다.
숙명여대 졸업후에는 미 노스웨스트항공의 통역승무원으로 6개월동안 일하다 지난 93년 1월 미 댈러스 레드버드비행학교에 정식으로 등록했다.
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이었다. 비록 경비행기였지만 첫 비행은 그녀에게 뿌듯함과 더불어 자신감을 심어줬다.
申씨의 도전은 계속 이어졌다. 본격적인 훈련을 위해 지난 94년 9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비행학교에 입교했다.
이곳에서 사업용조종사 면장 계기비행 및 다발기조종면장을 취득했다.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비행교관자격까지 얻어냈다.
그는 『훈련이 힘들었지만 혼자 생활해야 하는 외로움이 더욱 견디기 어려웠다』며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격려해준 부모님의 사랑으로 무사히 훈련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의 현재 비행시간은 4백20시간. 기장이 되기 위해서는 5년이상 경력에 비행 3천5백시간이 기본이다.
『조종직이 남성의 텃밭이 된 데는 여성의 책임도 큽니다. 앞으로 자격을 갖춘 후배들이 많이 도전하길 바랍니다』
시뮬레이터(훈련용 조종석) 고급교육을 앞둔 申씨는 1만시간, 2만시간 무사고운항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제주〓任宰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