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哲기자」「경제완충기」의 연장일까, 아니면 새로운 「7개년계획」의 추진일까.
북한이 설정했던 3년간의 「경제완충기」(94∼96년)가 연말로 끝남에 따라 내년이후 북한의 경제개발정책은 어떤 것이 될지 주목된다.
북한당국이 「경제완충기」를 도입하게 된 것은 「제3차 7개년계획」(87∼93년)의 실패로 곧바로 「제4차 7개년계획」을 밀어붙이기 버거웠기 때문.
북한은 93년 노동당중앙위 전원회의(12월8일)와 「제3차 7개년계획 수행 총화보고」(12월9일) 등을 통해 이 계획이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했음을 공식 시인했다.당시 북한은 구소련과 동유럽 각국의 사회주의 좌절과 세계 사회주의시장의 붕괴로 북한 사회주의건설에 큰 장애와 난관이 조성됐기 때문에 이 계획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새 7개년계획에 들어가지 않고 3년간을 사회주의경제건설을 위한 「경제완충기」(조정기간)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중의 3대 기본전략으로 △농업제일주의 △경공업제일주의 △무역제일주의를 제시했다.
북한은 이어 94년 벽두부터 「혁명적 경제전략을 관철하자」는 구호아래 「경제완충기」의 성공적 추진을 독려했다. 그러나 그해 7월 金日成사망으로 「경제완충기」전략은 기조부터 흔들렸고 지난해와 올해는 대홍수를 겪으면서 경제가 더욱 침체했다.
「경제완충기」의 경제성장률은 94년 마이너스 1.7%, 95년 마이너스 4.5%였고 올해도 마이너스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3대 기본전략분야중 농업과 무역은 퇴보를 거듭했고 그나마 경공업만이 마이너스성장을 면했다. 「경제완충기」 전략마저 실패로 끝난 셈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경제완충기」의 연장까지도 고려하고 있는듯하다. 북한의 경제분야 실력자인 金正宇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도 지난7월 일본방문때 「경제완충기」의 연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들은 『현재로서는 어느쪽일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7개년계획을 추진하리라고 보는 근거는 金日成이 94년 신년사에서 「경제완충기」를 3년으로 못박았다는 점이다. 金의 신년사가 가지는 절대적 권위로 볼 때 북한당국이 연기를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보지 않는 이유는 두가지다. 무엇보다 북한이 내년부터 「제4차 7개년계획」을 추진할 이렇다할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완충기」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한 터에 새 계획에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