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 품에 안긴 북한주민 許창걸씨(47)는 키가 1백60㎝도 안되는 작은 체구로 딸 금순양(17)과 함께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10여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許씨와의 일문일답. ―북한을 탈출하게 된 동기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조차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왜 한국을 택했나.
『한국방송 등을 통해 한국이 완전한 민주주의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을 들을 수 있었나.
『중국에서 북한으로 온 조선족을 통해 남한소식을 들었다』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나.
『사리원에서 북한의 예비군격인 돌격대에서 약제사로 일했다』
―가족관계는….
『처 李화순(41)과 아들(15) 딸(12)이 더 있다』
―왜 두사람만 탈출했나.
『감시가 심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탈출하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
―탈출하기 전 부인에게 무슨 얘기를 했나.
『탈출한다는 얘기조차 하지 않았다』
―부인은 뭘하나.
『주야로 집에 있다』
―94년엔 왜 실직했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실직했다』
―실직한 뒤 생계는 어떻게 해결했나.
『군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 군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배급을 타 먹었다』
―탈출직전 북한의 식량난은 어떠했는가.
『군대와 사회안전부 국가보위부 당기관 등을 제외한 일반 국민들은 몇 달째 식량배급을 못받고 있다』
금순양은 『한국에 온 소감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말해 달라』고 하자 『탈출할 당시 졸업반이었다. 북한의 성분차별때문에 공부를 더 할 수 없었다. 자유가 있는 곳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宋平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