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37]갱년기여성에 「회춘의 꿈」…여성호르몬요법

  • 입력 1996년 11월 1일 20시 25분


여성이 40대 중반을 넘기면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물론 모든 여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 여성의 10∼20%는 50대 초반이 돼도 갱년기 증상을 거의 느끼지 않기도 한다. 가장 흔한 갱년기 증상은 얼굴과 윗몸이 화끈거리고 밤에 땀이 나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울 흥분 짜증같은 정신증상이 오고 질이 건조해진다. 이런 경우 「여성호르몬요법을 실시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현재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논란중의 하나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을 줄이고 골다공증과 갱년기의 여러가지 증상을 없애준다고 한다. 반대하는 쪽은 미국여성들의 경우를 예로 든다. 즉 이 요법을 받은 여성 1백명중 10명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있고 자궁내막의 암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현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용량을 과거보다 낮추어 투여하면서 유방암의 위험성을 줄이고 있다. 물론 다시 생리가 생기는 단점은 있지만…. 또 프로제스테론이라는 여성호르몬을 같이 주어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의 위험성도 줄였다. 그리고 집안에 유방암이 자주 생기는 사람들이나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 및 편두통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호르몬요법을 피하도록 권유한다. 또 호르몬요법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주기적으로 유방암검사를 받도록 한다. 신체적인 갱년기 현상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질의 퇴화는 규칙적인 성관계와 K―Y젤리와 같은 윤활제를 이용하면 막을 수 있다. 이 윤활제만으로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의 건조증과 성교시 통증을 상당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 골다공증과 심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이 풍부한 음식과 과일 야채의 섭취를 늘리고 커피의 섭취를 최소화한다. 적절한 운동을 해서 갱년기에 떨어지는 대뇌에서의 엔돌핀 분비를 늘려 우울과 짜증을 최소화시킨다. 심한 경우에는 항우울제도 복용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수백만명의 여성들이 이 호르몬요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아 이 요법을 실시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남성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보다도 별로 효과도 없는 온갖 강장제를 먹으면서 말이다. 50, 60대의 많은 남성들이 조루증을 치료하러 오는데 그들에게 『다음에는 부인과 같이 오라』고 하면 대개는 『관계를 안한 지 오래되고 우리 집사람은 그런 일하고는 담쌓은 지 오래다』고 대답한다. 흔히 남성들은 폐경이 되면 여성으로의 기능이 끝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시기의 여성들은 임신의 걱정과 생리의 귀찮음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되고 갱년기에 상대적으로 증가된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욕이 증가된다. 60,70대의 할머니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요란한 화장을 하고 다니는 미국의 세태도 좀 이상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처럼 나이가 많은 여성들의 성적인 능력을 너무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02―512―1101∼2 설 현 욱(성의학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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