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哲기자」 북한은 산유국(産油國)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최근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정무원(내각) 원유공업부 주도로 유전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외부세계로 알려진 것은 북한 고위당국자의 발언, 그리고 유전개발과 관련한 기초조사를 진행중인 일본기업의 확인에 의해서였다.
金正宇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서해안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했다고 흘렸다. 그러나 그는 발견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발언을 뒷받침하듯 기초조사를 맡은 일본의 닛쇼이와이상사와 일본석유공단측도 지난달 이를 일부 언론에 확인했다.
황해도 앞바다 16개 해역에서 해저유전 구조물을 다수 발견했으며 매장량추정치를 모두 합치면 최대 1백억배럴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정부 관계당국도 북한이 최근 독일 등 유럽국가와 극비리에 원유생산을 위한 교섭을 진행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으나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성있는 유전개발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북한이 시추지역과 시추결과 등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유전개발에 필요한 외국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유전발견설을 흘리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예전에도 북한은 유전개발설을 퍼뜨린 적이 있으나 경제성 있는 유전개발에 성공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유전개발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 64년부터 구소련 등의 석유탐사기술을 지원받아 평남 안주, 함북 아오지 명천 등 내륙의 15개 지점에서 시추했으나 유전발견에는 실패했다. 싱가포르에서 석유시추선을 도입, 79년부터 벌였던 서해안대륙붕 10개 지점에 대한 시추탐사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85년 서해안 남포 앞바다에서 유징(석유가 있다는 징후)을 발견, 호주 메리디안사(社)와 3단계에 걸쳐 9백만달러의 조광계약까지 체결했으나 하루에 4백25배럴의 원유를 뽑아내는데 그쳐 89년에 중단했다. 경제성이 있으려면 하루 1천배럴 이상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후 북한은 다시 구소련의 지원아래 함남 신포, 강원 원산 통천에서 가까운 3개해역에서 시추탐사작업을 벌였으나 유전을 찾지 못했다. 이어 94년부터 호주의 비치 페트롤리엄사를 끌어들여 벌여온 동해안 3만㎡지역에 대한 정밀탐사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