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철새촬영 10여년 윤대호씨

  • 입력 1996년 11월 3일 20시 31분


「대전〓具滋龍기자」 『철새들이 다시 찾지 않는 곳이라면 결국 사람도 살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10여년째 주말이면 어김없이 철새촬영에 나서는 尹大浩씨(48·대전 동구 성남2동)는 『환경오염으로 최근들어 철새들의 터전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기 장호원 백로와 해오라기 도래지의 경우 3∼4년전에는 한해에 6천여마리씩 날아왔으나 올해는 50마리도 채 안된다는 것.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尹씨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경 진료를 끝낸뒤 비디오 촬영장비를 차에 싣고 부인 趙淑姬씨(39)와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새를 찾아 나선다. 병원 원장실 한 구석에는 비디오필름을 편집할 수 있는 각종 장비와 새를 찍은 필름, 새에 관한 서적으로 가득차 있다. 尹씨의 촬영장비는 1천5백㎜ 망원렌즈 등 방송국에서 쓰는 것과 같은 첨단장비로 새소리도 생생하게 녹음할 수 있다. 尹씨가 지금까지 새를 촬영하는데 사용한 비디오필름만도 1천여개. 천수만에서 촬영한 알락꼬리마도요 뒷부리도요새 왕눈물떼새 등의 생태가 지방방송에 방영되기도 했다. 尹씨는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3백40종의 철새중 그동안 3백종 정도를 필름에 담았다』며 『새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환경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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