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元洪기자」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홍혜경씨가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무대 활동에 치중, 최근 몇년간 메트이외의 활동을 자제해온 홍씨는 오는 12월4일부터 세차례 오스트리아 빈국립오페라단의 푸치니 「라보엠」공연에서 미미역을 맡기로 했다.
『뉴욕은 제 터전입니다. 제가 배우고 성장한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 그동안 해외공연은 당분간 자제했습니다. 아들 호군(3)이 태어나 가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도 어려웠고요. 이제 아들도 어느정도 자랐고 활동무대도 넓힐겸 유럽공연을 결정했습니다』
39세로 불혹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홍씨는 다가올 변성기에 대비, 푸치니의 「라보엠」중 미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중 수잔나, 비제의 「카르멘」중 미카엘라 등 그동안 주로 맡았던 역외에 다른 배역을 물색하고 있기도 하다.
홍씨는 메트의 96∼97시즌 공연작품중 「카르멘」 「피가로의 결혼」 「라보엠」과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등 4개 작품에 나선다. 이중 내년 1월24일 막을 올릴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홍씨가 처음으로 백작부인역을 맡게돼 눈길을 끈다.
홍씨는 그동안 「피가로의 결혼」에 여러차례 나섰지만 주로 하녀인 수잔나역을 맡아왔다. 주위에서는 홍씨가 이를 통해 보다 성숙해진 목소리의 색채를 표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홍씨는 단순한 배역의 변경보다 근본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목소리의 음질이 다소 무겁다고들 합니다. 40세가 넘어 제2의 변성기가 오면 더하겠죠. 이에 따라 무거운 음질의 목소리가 어울리는 베르디의 작품들을 해보라는 제의가 많습니다. 특히 「나비부인」의 주역이 적합하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자칫 제 이미지와 배역이 「나비부인」으로 굳어질까봐 망설이고 있습니다. 제 목소리에 어울릴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중입니다』
국내로부터는 2002월드컵개최행사에 참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는 상태.
『「빅3」테너가 월드컵개막행사에 참가했던 것처럼 저와 신영옥 조수미씨 등 3명이 개막행사에 나서보라는 제의를 받고 있습니다』
홍씨는 바쁜 와중에서도 남편의 뒷바라지는 물론 아이들 숙제까지 일일이 챙겨 주위에서 「슈퍼우먼」으로 통하고 있다. 홍씨는 『세살된 호군이 8개월 때 알파벳을 떼고 벌써 글을 읽는다』며 아들자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