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개월에 접어든 딸아이가 계속 코가 막혀 괴로워하기에 신선한 공기라도 쐬어주려고 지난주 광릉 수목원을 찾았다. 그러나 입장객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승용차들로 주차장이 미어터질 지경이었고 차를 대지 못한 사람들의 아우성소리가 높았다.
수많은 차량과 인파가 비포장 지역까지 붐벼 흙먼지가 일고 차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맑은 공기를 마시러 왔는데 오히려 매연과 흙먼지를 뒤집어쓴 꼴이 됐다. 이렇게 붐비는 이유는 학생들의 가을 소풍철이라 유치원생부터 초중고교생은 말할 것도 없고 경로회 노인들까지 단풍놀이를 왔기 때문이다.
서울 근교에 사는 이들에게 광릉수목원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곳은 도심의 답답함 속에서 그나마 숨통을 열 수 있는 몇 안되는 휴식처이며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고마움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을 단풍놀이 혹은 유흥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광릉 수목원당국은 일주일에 두번씩(월 화요일)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이곳을 통과하는 각종 차량들이 많아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본다. 수목원이 진정한 시민의 휴식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장객수를 제한하고 셔틀버스 등을 운용, 자가용 출입을 철저히 금해야겠다.
박 운 양(유니텔ID·WOON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