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鍾求기자」 올 여자 프로골프계는 두 신인 박세리 김미현이 판을 쳤다. 박세리는 3개 대회 연속우승이란 기록을 세우며 총상금 2억원을 돌파했고 「땅콩」 김미현은 마지막 대회 등 3개 대회 타이틀을 휩쓸었다.
이들과 20대 초반 맹렬 신인들의 돌풍은 한국 여자프로골퍼 기존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1백31명 프로 전원의 랭킹 순위가 달라진 것.
한명현. 그도 신인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천4백만원을 획득, 상금 랭킹 14위에 힘들게 올랐지만 지난해 7위(4천5백만원)에서 뒤로 한참 밀렸다.
그렇지만 그는 이 성적을 자랑스럽게 느낀다. 여자프로 한계 나이라는 42세로 스무살이나 어린 후배들과 당당히 겨뤄 이룬 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여자프로 최고령 골퍼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이지만 「한프로」로 불리길 더 좋아한다. 매스컴에 그의 이름이 등장할 때는 드물지만 그는 항상 필드 주위에 화제를 몰고 다닌다.
한씨의 경력에 우승은 드물다. 78년 한국여자프로골프 1기생으로 필드에 나서 그해 한번을 포함, 단 네차례 우승컵을 안았을 뿐이다. 그중 세번은 30대 중반을 넘겨 이룬 것이다. 지난해 SBS최강전에서 우승, 역대 최고령 우승이란 기록을 남기며 후배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우승은 많지 않지만 항상 우승권에 머물며 준우승 기록만 20번을 넘겼다. 이는 그가 18년 프로생활중 단 한번도 슬럼프를 겪지 않은 덕택이다. 혹독한 훈련의 결과다.『3㎏짜리 샌드백과 돌멩이를 넣은 폐타이어를 끌면서 어드레스 자세로 오르막을 올랐지요. 그 덕택에 지금도 체력은 자신 있습니다』
81년 여자프로골퍼 최초로 공식대회 홀인원, 83년 국내 여자선수 최초 일본프로테스트 통과 등 최초의 기록도 많다.
『반짝하는 스타보다는 기복없는 선수가 되고자 다짐하죠. 좋은 성적을 내려고 노력하지만 성적보단 골프가 좋아요. 골프채를 들 힘이 있는 한 필드에 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