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賢眞기자」 「반상의 여제(女帝)」를 꿈꾸는 14세 소녀. 국내 최연소 여류기사로 등록된 권효진 초단.
그녀가 6일 개막한 제3회 보해컵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아무도 그녀를 주목하지 않지만 여중생의 나이로 내로라 하는 세계 여류기사 12명과 어깨를 같이 한 것.
그녀는 권갑룡6단을 아버지로 둔 국내 유일의 부녀 프로기사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바둑돌을 잡았다.
두번의 실패끝에 지난해 11월 프로에 입문해 지금까지 거둔 성적은 14승1무21패.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얼마전 학교를 포기했다. 바둑으로 승부를 내기 위해서다. 아침에 반포에 있는 바둑연구실로 직행, 시합날을 제외하고는 바둑만 연구한다.
그녀는 승부욕이 강해 시합에서 지면 앙금이 1주일동안 간다. 아버지가 힘이 되어주지만 혼자 울때가 더 많다. 20세가 훨씬 넘는 남자 선배기사들과 대국하는 것도 큰 고역. 바둑 한 수를 두고 다른 대국을 기웃거리거나 심지어 자리를 떴다가 『다 떴냐』고 묻는 선배들도 있다는 것.
그럴때는 꼭 이겨 그 선배기사의 어쩔줄 모르는 얼굴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권양. 이창호9단을 제일 존경한다. 언젠가는 그와 대국할 날이 올거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