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장간첩 사건의 시작과 끝

  • 입력 1996년 11월 5일 20시 30분


강릉 무장간첩침투사건은 잔당 2명이 5일 추가 사살됨으로써 사실상 마무리 되었으나 우리에게 준 교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지난 9월 17일 침투했던 간첩 26명중 11명은 자폭한듯 집단 살해됐고 13명은 아군측에 사살되어 1명만 남아있다. 모두가 북한정권의 지시에 따라 침투, 사살된 것이다. 생포된 간첩 이광수는 기자회견에서 자유사회와 독재사회의 차이 그리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뒤늦게 느낀 듯 귀순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무장간첩들은 광신도처럼 헛된 믿음에 갇혀 끝내 목숨을 버렸다. 우리의 희생자들은 또 어떤가. 대령1명을 포함한 3명의 군인이 5일 또 희생되어 지금까지 모두 9명이 전사했다. 민간인 4명, 경찰 1명, 예비군 1명 등 6명을 포함하면 희생자는 모두 15명이나 된다. 간첩과의 교전중 오인사격이나 오발에 의한 희생자도 있었지만 북한이 무장간첩을 남파시키지 않았다면 모두가 자유롭게 살아갈 사람들이었다. 왜 이같은 참극이 생겼는가. 그것은 오직 북한 권력자들의 끊임없는 적화통일에 대한 망상 때문이다. 우리가 강릉 무장간첩침투사건에 대해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들에게 적화통일 망상을 버리라는 주문과 다름이 없다. 간첩소탕작전에서 전사한 장병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면서 우리군도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방위의 허점을 철저히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튼튼한 방위력을 구축하는 것은 북한이 오판할 기회를 줄이고 결국은 적화통일의 망상을 버리게 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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