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光杓기자」
「박남일 지음」
북극성은 붙박이별로, 동트는 새벽인 여명(黎明)은 동살로, 혜성은 살별로 그리고 일광욕 대신 해바라기로 바꿔 부른다면 어떨까.
한자어나 외래어에 익숙한 우리 언어생활에서 사라져가지만 한없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우리 옛말을 모은 책이다. 외래어를 대신할 수 있는 우리 일상어를 우주와 자연, 생물과 사물, 사람과 사회, 경제 활동, 일상생활, 문화와 풍속 등으로 분류해 풍부한 예문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비를 머금은 조각 구름은 매지구름,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보얀 기운은 바람꽃,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는 너나들이,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는 풋낯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이름을 지니고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뇌물은 은밀한 목적으로 남에게 꾹 찔러 준다는 의미에서 꾹돈이라 한다.
남진은 사내나 남편을 일컫는 순우리말로 계집의 상대말. 송강 정철의 시조엔 「제 남진 제 계집 아니어든 일흠 뭇디 마오려」라는 대목이 있다. 이후 남진은 사라지고 남정이나 남편이란 말만 살아남았는데도 계집이란 말이 아직도 쓰이고 있다는 것은 여성 수난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계집이라는 말의 억압 아래서 살아온 여성들에게 저자는 「비록 늦었지만 남성을 지칭하는 예삿말 하나를 더 익혀 두라」고 재미있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서해문집·6,000원>
우리말 연구와 인문교양분야의 저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변혁의 세계사」 「역사의 라이벌」 「세계 전래동화」 등의 저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