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일부 구급차,교통사고환자 병원거래 『충격』

  • 입력 1996년 11월 8일 20시 48분


구급차 앰뷸런스의 기원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터에서 부상한 병사들이 밤에 전투가 끝나야만 후송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이탈리아의 피렌체란 사람이 마차에 응급처치용품을 싣고 부상자를 찾아 다녔다. 이후 18세기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군(軍)에 야전병원팀을 편성했고 1864년 적십자조약은 전쟁중 부상자는 누구든 즉각 치료받을 권리가 있으며 구급차와 의료진은 중립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 협정은 그후 수많은 국제조약이 깨지거나 새로 체결됐지만 그 골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생명은 세상 어느 것보다 존귀하며 전쟁중의 적대상태도 인간존엄의 가치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보편타당의 진리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제네바에서 체결된 이 조약이후 적십자(赤十字)는 「생명의 등불」 「인간존엄의 상징」으로 자리를 굳혔다 ▼세계 어느 나라든 구급차에는 적십자 마크가 선명하다. 전쟁터의 부상이 아니더라도 생명이 위급할 땐 아무 조건없이 도움을 주고 그를 통해 인류애를 구현한다는 믿음을 적십자는 주어왔다. 교통사고나 예기치않은 재난을 당했을 때 달려온 구급차와 거기에 찍힌 적십자 마크를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더할 수 없는 안도감을 느낀다 ▼이런 믿음과 안도감을 악용한 일부 구급차가 교통사고 사상자들을 큰 병원에 팔아 넘겼다는 보도는 충격이다. 면허도 없이 구급차 몇대를 갖춰 병원을 차린 다음 분초(分秒)를 다투는 교통사고 환자를 미리 짠 먼 곳의 병원에 넘겨 돈을 벌었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더욱 경찰의 무선통신을 감청, 사고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가 「매물(賣物)환자」를 실어 날랐다는 얘기에는 말문이 막힌다. 그들이 사용한 구급차에도 선명히 찍혀 있을 적십자 마크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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