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5일은 서울대학교가 개교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개교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해서 그 자체로 학교에 특별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난 반세기를 회고하면서 다가올 반세기를 설계하는 일은 매우 뜻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50년이라는 역사는 대학이 정착하기에 긴 세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는 국대안 반대의 소용돌이로부터 시작하여 6.25전쟁, 6.3사태, 민주화 투쟁 등 온갖 시련 끝에 이제 겨우 대학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니 감회가 자못 새롭다.
▼교육의 질 계량화 위험▼
대학의 역사가 길다고 해서 반드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대 역사를 1946년 「국립 서울대학교 설립에 관한 법령」의 공포를 시점으로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학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효시를 찾아 거슬러 올라간다면 고려시대의 국자감부터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는 너무 멀리 잡은 것이라고 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현재 서울대를 구성하고 있는 기관의 뿌리를 찾아 그 설립 시기중 제일 오래된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구한말에 설립된 광혜원이 의과대학의 시초이며 1895년의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