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李相瀧씨가 심장병어린이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충격 속에서도 무슨 착오이거나 회계상의 미숙이기를 바랐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배신을 안긴 것이다. 후원금 외에도 지난 20여년간 심장병어린이돕기 바자 수익금 일부도 개인용도로 유용했다니 뽀빠이아저씨를 따르던 어린이들에게 줄 충격이 특히 안쓰럽다.
뽀빠이가 한사람의 유명 연예인 이상으로 사랑받아온 것은 그가 가난한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생명을 찾아주는 크고 뜻깊은 자선에 헌신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이기주의와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하는 사회에서 오로지 자기 한몸 돌보기에 급급한 삶이 얼마나 부끄러운 삶인가를 일깨우기도 했다. 그것이 허위이며 위선이었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산업화사회에서 정부기능 축소로 인한 공적 부조의 미흡을 보전하고 소외계층의 인간적 삶을 부추겨 사회통합을 유지해가는 민간사회부문 자선사업은 고도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민간부문 자선이나 자원봉사는 동기의 순수성뿐 아니라 수단과 결과의 정당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 신뢰를 잃는다. 그것은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자선행위 전체에 깊은 상처를 주고 사회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뽀빠이사건은 이 점에서 많은 교훈을 준다. 좋은 일은 깨끗한 손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깨끗한 손이 유혹에 흔들릴 때는 제도로 바로잡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사회의 그늘에 대한 자선의 문은 활짝 열어놓되 국가가 철저한 감시를 통해 자선의 탈을 쓴 위선이나 자선이 탈선으로 흐를 위험을 막지 않으면 또다른 뽀빠이사건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