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스포츠카 더이상 「특별한 차」 아니다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2분


「崔熙助 편집위원」 스포츠 카는 붐을 이룰 것인가.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티뷰론(쿠페)과 엘란을 선보여 국산 스포츠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서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저가의 대중형 스포츠카를 잇달아 내놓아 소비자층의 저변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스포츠카는 큰 배기량, 넘치는 성능, 놀라운 스피드 그리고 고가의 자동차를 연상시켜 왔다. 그래서 일부 「카 마니아」(자동차 애호가)들에게만 한정된 차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메이커 쪽에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근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보급형 스포츠카 개발에 나서 붐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해외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스포츠카의 판매비중이 세계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독일의 경우 지난 상반기 6개월동안 스포츠카가 4만3천여대나 신규등록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달했다. 점유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지난 94년의 1.7%에 비하면 분명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의 근거로는 △전통적인 세단형 승용차시장이 포화상태에 와있는 가운데 △저가의 스포츠 카가 쏟아져 나오며 △금융기관을 통한 파이낸싱이 수월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점 등이 거론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자동차의 헬무트 베르너회장은 『자동차시장이 변하고 있다. 종래의 배기량 출력기준 선호에서 차의 형태 구동방식이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더 중요시될 것이다. 예를 들면 미니 밴이라든가 스포츠카 같은 차들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들 차종은 「니치 마켓」(틈새 시장) 확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스포츠 카는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양산규모가 작아 시장형성이 안돼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됐었는데 이제는 현실적인 자동차로 소비자들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대표적인 스포츠카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차로 피아트의 쿠페와 바르게타, 로버의 MGF, 벤츠의 SLK, BMW의 Z3, 포르셰의 복스터, 오펠의 티그라, 포드의 프로브, 마쓰다의 MX3와 MX5, 혼다의 CRX 등이 꼽힌다. 이들은 독일내에서 대체로 3만∼7만마르크(약1천7백만∼3천8백만원)선의 판매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 승용차값과 비슷한 가격대다. 정통 스포츠 카인 포르셰의 911카레라가 13만여마르크(약7천3백만원), 부가티EB110이 58만여마르크(3억2천만원), 페라리 456GT가 36만여마르크(2억원),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로드스터가 약40만마르크(2억2천만원)나 나가는데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