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규모 3.5의 지진이 났었던 충남 앞바다의 격렬비열도에서는 10일에도 같은 규모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이틀전인 9일 중국 상해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강진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진동이 감지됐다. 올들어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 건수로는 이번이 30번째.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가 다시 나올만하다
▼기상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진 발생횟수는 92년에 15건이던 것이 작년에는 29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지난 1월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규모 4.2의 지진과 지난달 중순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규모 3.3의 지진 등을 포함해 이번 격렬비열도지진이 30번째다. 통계상으로는 해마다 지진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 얘기를 들어보면 지진 횟수가 늘어난 최근의 통계를 숫자 그대로 지진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로만 생각해서는 안되겠다
▼지진은 사람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유감(有感)지진과 느낄 수 없는 무감(無感)지진으로 구분된다. 대체로 규모 3.0이하는 무감지진이다. 무감지진은 계기로 관측이 되는데 우리는 지난 92년말 이 관측망을 대폭확장, 전국에 6군데 있던 것을 12군데로 늘렸다. 무감지진 관측을 그만큼 더 할 수 있게 됐다. 올해만 해도 30번의 지진중 23번이 무감지진이었다. 지구상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매년 1천만회에서 1천5백만회의 지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최근의 보도는 한반도와 동해를 포함한 암판(岩板)「아무르 플레이트」가 조금씩 동쪽으로 이동, 지진을 일으키고 있으며 5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작년 1월의 고베 지진도 이 암판의 이동 때문이라고 한다. 지진의 공포에 지나치게 휩쓸릴 필요는 없지만 대비는 단단히 해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