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永植기자」 타이거 우즈(20) 이전에 제이 시겔(52·이상 미국)이 있었다.
지난 10일 미국시니어PGA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시겔은 80년대 세계 아마무대를 주름잡았던 주인공.
지난 79년 브리티시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던 시겔은 82, 83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2연패하며 전성기를 구가했었다.
시겔이 US아마챔피언 타이틀을 3년연속 차지한 올해 대학졸업장도 포기한 채 프로에 뛰어든 우즈와 다른 점은 불과 2년전에 시니어투어에 입문했다는 점.
시겔은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쥘 수 있는 프로전향의 유혹도 뿌리친 채 US아마챔피언 2연패 직후 보험업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 골프는 시겔에게 취미에 불과했던 것.
그가 「제2의 바비 존스」로 불렸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존스는 21세 때 아마추어로서 출전한 1923년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 미국과 영국의 아마선수권대회와 오픈대회에서 13승을 거두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골프의 신성」.
28세 때 돌연 은퇴한 존스는 지난 7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으며 자신이 지은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며 여생을 보냈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한 시겔은 만 50세인 지난 94년 시니어투어 프로자격증을 따냈다. 골프를 「제2의 직업」으로 선택한 것.
지난해 56만7천달러의 상금을 획득한 시겔이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1백9만4천달러. 뒤늦게 골프로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